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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 - 멋진 신세계 서평취미/서평 2022. 10. 7. 20:35
멋진 신세계(BESTSELLER WORLDBOOK 56)-- 저자
- 올더스 헉슬리
- 출판
- 소담출판사
- 출판일
- 1997.06.05
목차
- 멋진 신세계
- 작가와 작품해설
- 작가 연보
서평
20세기에 소설 1984와 함께 미래의 모습을 그려낸 고전 소설이자 1984와는 반대에 가까운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미래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책이 쓰였을 때가 포트의 컨베이어 벨트 혁명으로 인해 많은 제품을 찍어내기 시작한 시점인 것 같은데,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정의처럼 받아들여지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러한 기조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가정해서 미래를 그렸다.
소설 속 세계관을 짧게 설명하자면 포드의 대량 생산 이후 소비를 유지시키기 위해 닳았으면 고쳐서 쓰는 게 아니라 버리고 다시 사 입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 상태에서 사람까지 대량 생산해 필요에 따라 분류해 사용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각각의 사람은 계급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차등 적용되며 수면 요법을 통해 자신의 계급을 무조건 좋다고 느끼고 자신이 하게 될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느끼도록 훈련받는다. 심지어 가장 낮은 계급은 정신적인 능력을 단수 노동만 간신히 가능한 수준으로 맞춰 절대로 윗 계급에 대한 질투나 시기심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 세계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일에서 그리고 현재 위치에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힘든 일이 없으며 만약이라도 그런 불쾌한 감정이 들게 된다면 아무런 부작용 없는 마약 "소마"를 복용해서 그 감정을 즉시 날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계는 멀리서 본다면 누구나 행복하고 즐겁기만 한 세계가 된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등장하는 여러 돌연변이들; 높은 계급이지만 신체적으로 떨어지는 버나드, 가장 높은 계급은 아니지만 가장 높은 계급보다 더 뛰어난 헬름홀츠, 보편적 사랑이 아닌 한 사람과의 뜨거운 사랑을 바라는 레니나, 만들어진 게 아닌 어머니를 통해 출산된 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 세계가 얼마나 현재와 다른지, 그리고 얼마나 이상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1984만을 읽었을 때에는 멋진 신세계가 정말 아름답고 좋은 미래라고 생각했으나 실제 소설을 읽으며 느낀 것은 빅 브라더는 없지만 그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작한다는 것이다. 빅 브라더 대신 수면 학습과 소마를 통해 의문을 원천 차단하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가령 이 "신세계" 바깥에서 태어나고 자란 존의 경우에는 현재의 사고방식처럼 한 사람을 사랑하고 소설을 읽고 시를 외우지만 다른 돌연변이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느끼더라도 존의 사고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1984보다 더 소름 돋게 느꼈던 것은 이 세계의 일반적인 인간을 상징하는 존의 행동을 보면서 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지고 그의 행동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던 점이다.
이미 우리는 작가가 이 소설을 썼던 시점보다 멋진 신세계에 더 가까워진 것이다.
1984는 빅 브라더라는 개념을 통해 감시와 압박에 대한 경고를 보냈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대비하고 견제했다.
그런데 멋진 신세계는 어떤가?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세계를 누가 거부하겠는가.
하지만 내가 자연스럽게 하는 생각과 어떤 반사 작용 하나까지도 모두 학습된 결과라면 나는 과연 자유로운 인간이 맞을까? 그 시점에도 인간은 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
1984 보다 멋진 신세계가 더 두렵게 느껴지는 건 현실이 달려가는 방향이 멋진 신세계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