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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 이방인 서평취미/서평 2018. 1. 11. 17:07
- 이방인
- 국내도서
- 저자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 이정서역
- 출판 : 새움 2014.03.27
- 평점 ● ● ● ○ ○
-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그것 만으로써는 아무런 뜻이 없다. 아마 어제 였는지도 모르겠다. ... 엄마의 관 위로 굴러떨어지던 핏빛 같은 흙, 그 속에 섞이던 나무뿌리의 허연 살, 또 사람들, 목소리들, 마을, 어느 카페 앞에서 기다리던 일, 끊임없이 툴툴거리며 도는 엔진 소리,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알제의 빛의 둥지 속으로 돌아왔을 때의, 그리하여 이제는 드러누워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잠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의 나의 기쁨, 그러한 것들이다. ...
주인공 뫼르소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여전히 자신의 일상을 즐기다가 벌어지는 '우연한'살인 그리고 그로인해 그가 재판을 벌이게 되고 그 재판에서 그는 너무 솔직했기에 사형을 선고받게 되고, 사형의 집행을 기다리기 까지, 집행이 되지 않고 소설은 마무리된다.
이 책의 소설 부분이 끝나고 나서는 해석이라고 하여 이 책의 원본 만큼의 분량을 가진 부분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해석을 읽고 나서야 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 나는 이 책을 온전히 읽지 못 했다. 그리고 아마 다시 읽더라도 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 할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해석을 읽기 전 까지 주인공의 행태를 보았을 때 이 주인공은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공감하지 못하거나,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거나, 혹은 단순히 지능이 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혹은 그 전부거나.
주인공이 이상하다고 느낀것은 가장 처음 1부 1막에서 부터였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었지만 그가 생각한 것은 자신이 상사에게 이 것을 어떻게 전해야 하며 상사가 화를 내지 않을 까 라는 것이었고, 어머니의 관을 가지고 매장하기 전에 그는 엄마만 아니었다면 산책하기 좋은 날씨라고 하는 등 전혀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생각지 못할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나는 이 주인공을 평가할 단어가 과거에는 없었을 지 모르지만 현재는 '싸이코 패스'라고 부른다.
이후 미친놈이구나 하고 읽어 나가다 보면 상대가 어떤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고 이럴 때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면 효과적이다 라며 기계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특히, 재판의 내용으로 인해 자신의 처분이 달라진 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지 헛소리만 지껄여 대며 자신의 재판이므로 자기가 말을 해야 겠다하고 나서지만 정작 할 말이 없었다는 장면이 있기도 하다. 이제보니 관심종자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쨋든 이런 식으로 주인공을 인식하자 뒤에 읽은 해석이 그런 것 같으면서도 너무 끼워 맞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해석은 참 조사도 열심히 하고 잘 써놓은 것 같긴 하다. 그런데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현대 사람들이 그렇듯 과거에도 유명인이 좋다고 하면 다 좋은 줄 알았을 것이므로 작가의 스승들이... 이미 유명했던 작자들이 그의 소설을 극찬했기에 사람들은 뭔지도 모르고 읽고 그저 좋다 좋다 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고, 좋은 작품들을 썼겠지만... 나에게 그다지 와 닿지는 않는다. 작가의 주제가 모두 죽음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죽음에 대해 정말 깊게 생각해 볼 기회가 생긴다면 혹은,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이후에 다시 읽으면 정말 괜찮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영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