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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윌슨 - 메트로폴리스 서평취미/서평 2024. 8. 3. 17:20
목차
- 세계 지도
- 머리말 대도시의 세기
- 한국어판 서문
- 1장 도시의 여명 - 우르크(기원전 4000~1900년)
- 2장 에덴동산과 죄악의 도시 - 하라파와 바빌론(기원전 2000~539년)
- 3장 국제 도시 -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기원전 507~30년)
- 4장 목욕탕 속의 쾌락 - 로마(기원전 30~537년)
- 5장 다채로운 식도락의 향연 - 바그다드(537~1258년)
- 6장 전쟁으로 일군 자유 - 뤼벡(1226~1491년)
- 7장 상업과 교역의 심장 - 리스본,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암스테르담(1492~1666년)
- 8장 카페인 공동체와 사교 - 런던(1666~1820년)
- 9장 지상에 자리 잡은 지옥 - 맨체스터와 시카고(1830~1914년)
- 10장 파리 증후군 - 파리(1830~1914년)
- 11장 마천루가 드리운 그림자 - 뉴욕(1899~1939년)
- 12장 섬멸 - 바르샤바(1939~1945년)
- 13장 교외로 범람하는 욕망 - 로스앤젤레스(1945~1999년)
- 14장 역동성으로 꿈틀대는 미래 도시 - 라고스(1999~2020년)
- 미주
- 감사의 말
서평
기본적으로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도시다.
아직 대다수의 문명이 시작하지 못했던 시기 생겨난 최초의 도시 우르크에서 로마, 파리, 뉴욕을 거쳐 미래의 대도시가 될 거라 말하는 라고스까지 시대별로 도시를 다루며 각기 도시에서 발생한 현상과 그 이유를 찾는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는 것은 장소에 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해 말한다.도시는 결코 완벽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완벽한 도시를 만들 수도 없다. - p.21
작가는 최근의 고고학적 발견을 토대로 신전이 농장보다 먼저 생겼으며, 결국 인간이 모인 이유는 풍요의 결과 잉여 생산물을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혹독한 생활을 버티기 위한 종교를 위해 생겼다고 말한다.
이후 도시 계획에는 종교적인 영향이 있어왔던 것 같은데, 우르크는 거대한 신전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중국의 도시 계획에는 음양오행이 맞춰져야 했다.
심지어 마야에서는 별을 기준으로 하여 거리를 설계했다고 한다.도시화가 최초로 이뤄진 모든 현장에서, 도시 계획은 인간의 활동과 우주의 근원적 질서와 에너지를 조화시키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 p.56
도시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며 그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잉여 자원을 불러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상업이 발전하게 되었고, 상업이 확대되자 그것을 더욱 전문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문자가 발명되었다.
이 문자가 조금 더 발전하여 일상적인 지식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도시에 학자들이 모여들어 더욱 발전을 가속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내용을 보면 현대에 있어 기업들이 거대한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결국 인재들은 도시로 모여들길 때문에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도시에 기업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이외에도 도시 발전에 대한 내용 외에도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을 흔드는 내용도 존재한다.
가령 로마의 목욕탕은 황제가 자신의 위엄을 알리기 위해 최대한 크고 화려하게 만들었으며, 사람들이 목욕탕에 가서 씻었으나 그 과정이 그리 청결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질병의 온상지가 되기도 했다는 내용을 설명한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목욕이라고 하면 기름, 땀, 때, 기름 투성이의 물, 온갖 역겨운 것들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 p.189
또한, 지금껏 믿었던 중세는 암흑기였다는 내용도 유럽적인 사고에 의한 결과라는 것을 꼬집기도 한다.
1998년에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난파선은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상품이 실려 있었으며, 거기에는 중국산 비단과 인도산 향신료, 페르시아산 도자기 등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중세에도 세계는 훨씬 더 연결되어 있었으며, 유럽 외부의 지역에서는 서로 무역하며 어쩌면 황금기를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는 지금껏 역사를 일부만 배우고 전부를 아는 것처럼 살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책에는 이런 식으로 인류가 살아오며 만들어온 도시와 그 도시에 엮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나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바르샤바는 나치에 의해 건물의 98퍼센트가 파괴되고 수 십만이 학살당했으나 전쟁 이후에 사람들이 돌아와 자신들의 도시를 재건했다는 사례를 풀었을 때는 나치의 만행에 분노하고 사람들의 희생에 슬펐으며 도시를 재건하는 이야기에서는 벅차오르기도 했다.“나치가 물러가자마자 사람들이 도시로 되돌아왔다. … 그들이 돌아온 데서 알 수 있듯이, 현대의 가장 극단적인 도시 말살 작적은 실패로 돌아갔다.” - p.525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본문에 반박하거나 공감하며 꽤나 즐겁게 독서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역사적인 지식이 전혀 없거나 독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면 상당한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이 책을 읽을 마음을 먹었다면 책의 한 장(챕터)을 기준으로 읽었다 쉬었다 하면 충분히 완독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