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각 - 파멸왕 서평취미/서평 2018. 7. 17. 02:31
- 파멸왕 1
- 국내도서
- 저자 : 우각
- 출판 : 드림북스(삼양출판사) 2010.04.22
- 평점 ● ● ● ○ ○
- 쿠우우! 광포한 기파에 산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렸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엄청난 존재감에 승려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 이럴수가!" 대지와 접한 발바닥을 통해 산의 진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불길한 느낌과 두려움이라는 감정, 승려는 그것이 공포라는 생소한 감정임을 깨달았다. ... 중략 ...한때 지하로 통하는 입구가 있었던 곳, 하지만 지금 그 자리에는 엄청난 크기의 바위들이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었다. 거대한 전각만 한 바위들이 산을 이뤘기에 감히 들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곳. 지금 그곳이 움직이고 있었다. ... 중략 ... 누군가의 입에서 억누른 음성이 흘러나왔다. "며, 멸제란 말인가? 정말 멸제가 존재했단 말인가?" ... 후략
항상 느끼는 거지만 판타지 류 소설은 소개글 쓰기가 굉장히 어렵다. 전체가 스토리인데다가 명확하게 이건 무슨 내용이야 하고 집을 수가 없으니(왜냐하면 이런 시간 때우기용 소설은 대부분 비슷한 전개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주요 가닥만 가지고 설명할 수가 없다.)...
여하튼. 이 소설은 나름 재미있게 잘 읽은 것 같다. 일단, 간략한 스토리는 세상을 증오하는 천마라는 존재가 있고 이 천마는 죽지도 않고 계속 나오는데 이거를 막는 가문이 있고, 얼마 전에도 막았는데 한동안 평화에 찌들어서 반란이 있고... 그러는 와중에 주인공이 등장한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일반 적인 전개를 따른다.
다만 1권에서 주인공을 설명하며 소개하는데 이 때의 주인공은 분명히 남다른 체격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무공을 익혀 무적의 힘을 가지진 않는다. 그렇기에 많은 고생을 하고 그러는 와중에 인간적인 면모를 보임으로서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 같다.
이 와중에 사용된 캐릭터 중 하나는 후반에서 다시 등장하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고 다른 하나는(심지어 이 캐릭터는 상당히 중요한 것 처럼 다뤄졌다.) 갑자기 증발한다. 이후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죽은 것도 아니고 그냥 사라진다. 이런 디테일들이 부족한 게 보인다.
물론, 평균이하의 이상한 소설은 이런 전개에서 구멍이 눈에 보여서 거슬려서 진행을 못하는데 반해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이 신경쓰지 않으면 그냥저냥 넘어갈 수 있는 소설이기에 중간에 막히는 것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깨달은 건데, 이 책은 시리즈 물이고 그 중에서 마지막 시리즈이다. 3개의 시리즈가 있었고 순서대로 십전제 - 환영 무인 - 파멸왕 이다. 책의 후기에 보면 작가 스스로가 이 책에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계관에 눌려서 잘 못썼다. 뭐 이런 뉘양스의 말이 있는데, 일단 이전 작품들도 읽어볼만은 할 것 같다.
일단 시간 때우기 용 소설이라는 점에서 중간에 막히는 부분 없이 또, 쓸데 없이 난해한 해석을 해야하는 것 없이 읽히는 것은 좋다. 다만 아쉬운 건 짜임새가 약간 엉성하고 마무리가 영 어설프다. 그래도 읽을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