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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연차 하루를 쓰면 주말까지 쉴 수 있게 되었기에 어딘가 여행을 갈 생각을 가지고 오게 된 춘천이었다.
춘천으로 향한 이유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스타벅스 춘천점에 가보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우선 주차장을 확보해야 했기에 스타벅스 옆에 있던 의암호 케이블카 쪽으로 향했다.
거기에 공공 주차장이 있었기에.
공공 주차장은 상당히 넓은 데다 요금도 무료였기에 부담 없이 주차를 하고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케이블 카를 한 번 타야지 싶어서 매표소로 향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성인 1인의 가격이 무료 1만 8천 원.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따로 여행 계획을 짜고 온 게 아니었기에 그냥 한 번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올라가면서 보인 풍경은 돈이 아깝지 않았다.
신나서 사진 열심히 찍고 정상에 도착하니, 탁 트인 광경이 나를 반겨줬다.
춘천이 아래에 내려다 보이고, 눈이 쌓인 산 봉우리는 하얗게 존재감을 뽐냈다.
... 이제보니 풍경은 안 찍고 나만 신나게 찍었나 보다.
어쨌든 여기 지도에 주변에 무슨 관광지가 있는지 다 보여줬으니 아침 일찍 왔으면 어디 한 군데 더 들러보지 않았을까 싶다.
안타까운 점은 눈이 오는 바람에 산책로가 막혀 있었고, 너무 추운 날에 와서 오래 버티고 있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만 찍고는 얼른 내려왔는데, 그나마 있는 카페는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는 자리가 없어서 다들 바로바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내려온 이후에는 기념품 샵에 들어가서 구경이나 하려고 했는데, 뜬금없이 향수를 팔았고....
향이 참 마음에 들어서 하나를 질렀다.
가격은 50ml에 2만 5천 원.
내가 평소에 쓰는 러쉬 향수가 베이스로 쓰는 게 15만 원이고, 추가로 덮으려고 쓰는 게 20만 원 대였으니 엄청난 가성비다.
뭔가 제대로 안 나오는 찐빠가 있긴 한데, 이건 하나를 더 사면서 AS를 요청할 생각이니 상관은 없을 듯하다.
새로 살 때는 잘 뿌려지는지 테스트부터 해야지.
어쨌든 이 이후에 드디어 목적이었던 스타벅스에 들렀다.
케이블카 타고 나와서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바로 나왔다.
일단 첫인상은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었다.
저번에 다녀온 스타벅스 북한산 점이랑 비슷한 크기로 보였으니까.
의아한 느낌이었는데, 나름 4층으로 되어 있기도 하고 테라스가 크게 만들어져 있어서 크기가 큰 건 맞았다.
문제라면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그리고 날씨가 추워서 테라스에 나갈 수 없었다는 거지만.
그 덕분에 최대 규모 스타벅스라는 명성으로 몰린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 계속 돌아다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우선 커피만 시켜서 적당히 대기하다 보니 운 좋게 떠나는 사람들의 자리를 얻어서 앉을 수 있었다.
커피만 마시다 점심을 안 먹었던 게 생각이 나서 거기에서만 판다는 감자 케이크(... 정식 이름은 잊어버렸다)를 시켜서 함께 먹었다.
음... 맛은 생크림 케이크에 감자 샐러드를 섞어 먹는 맛.
차라리 카스텔라가 아니라 달지 않은 빵이었다면 감자의 고소한 맛이 잘 느껴졌을 텐데, 단 맛이 감자의 향을 가려서 이게 뭔 맛이지 같은 상태가 되었다.
달달한 커피랑 먹으면 어울렸을 것 같긴 한데, 내가 시킨 게 시트러스 계열이어서 안 어울리더라.
그래도 여기에서만 파는 거라니까 충분히 음미하면서 잘 먹었다.
이후로 두 시간 넘게 책을 읽다가 나가려고 화장실 갔다 나오니 마침 6시라 무슨 쇼 한다고 하더라.
뭔가 하고 보니 그냥 천장에서 바닥으로 빔 쏴서 보여주는 거더라.
도대체 이걸 왜 방송까지 하면서 보여주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어서 그냥 나왔다.
그리고 향수 바꾸러 갔더니 6시까지라 못 바꿨고, 내일 하나 더 사러 가면서 바꿔야겠다고 한 게 오늘 못 바꿔서 그렇다.
뭐, 이후엔 저녁이고 춘천에 왔으니 막국수라도 먹어야지 싶어서 주변에 막국수 찾아서 돌기 시작했다.
네비엔 찍히는 데 다 문 닫아서 안 열었더라.
결국 한 30분 돌다가 대충 연 가게 들어가서 먹고 나왔다.
맛은 그냥 회사 근처에서 대충 파는 거랑 다를 게 없었다.
지도에 평점이 좋은 가게는 아니긴 했다.
그리고 드디어 숙소 체크인을 하러 들어갔다.
숙소 위치는 케이블카, 스타벅스 바로 앞. 맨 위에 사진에 나오는 저기다.
이 정도로 가까웠으면 차를 저기에 두고 다녀올까 싶기도 한데... 근처에 밥 집이 다 안 열어서 어쨌든 나갔다 오긴 했어야겠네.
어쨌든 처음 호텔에 가니 문이 잠겨 있어서 전화를 해야 했다.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니 비밀 번호 알려주시고, 들어가니 카운터에서 기다리고 계시더라.
아마 평소에 대기하다 전화 오면 응대하는 식으로 하시는 것 같았다.
숙소 외관이 막 세려 되지는 않아서 좀 걱정했는데, 내부 인테리어는 상당히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특히 숙소 설명하시면서 여기 묵으시는 분들이 책도 많이 읽으시고 글도 많이 쓴다고 하시고 여기 있는 책도 빌려서 읽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
나는 읽을거리가 한가득이라 안 가져왔지만 책을 빌려주는 것 자체로 이미 차분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기분 좋은 상태로 올라와서 그런지 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조명도 은은한 게 집중하기 딱 좋았고.
사실 이 글도 숙소에서 써둔 거다.
거기에 실제로 읽을 수 있게 책을 비치해 둔 것.
별거 아니지만 손으로 써둔 편지는 어쩌면 낡았다고 느꼈을 것들이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마법이 되었다.
거기에 투숙객이 손글씨로 다음 투숙객에게 혹은 호스트에게 편지를 남길 수 있는 게 귀여운 포인트였던 것 같다.
숙소 리뷰 같은 느낌이 된 김에 어메니티를 적어두자면, 대충 물 3 병, 커피 차 2개씩.
수건 3개 샴푸, 바디, 컨디셔너, 칫솔 치약 1 세트, 1회용 비누가 있었다(비누는 손 씻느라 뜯었다).
사진은 안 찍었는데, 바닥에 깔려있는 발수건도 하나 있었다.
혹여 여기에 머문다면 바디 타월 하나는 가져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음... 폼클렌징도 가져와야 하고.
이건 카운터에 문의하면 주는지 아니면 안 주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챙겨 와서 필요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숙소였다.
숙소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잘 쉴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팁을 남기자면 와이파이 비밀번호 종이에 안 쓰여있다고 티브이 들여다볼 필요 없다.
여기에 써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