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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
    일상 2023. 4. 22. 17:59

    오랜만에 주말에 밖으로 나왔다.

    딱히 목적이 있는 건 아니고 간만에 카페나 가서 시간 좀 보낼까 해서.

     

    출퇴근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오니 왠지 참 기분이 좋다.

    거기에 평소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는데, 꽃이 가득한 화단이나 파릇하게 피어난 나뭇잎들.

    그리고 있는지도 몰랐던 벽화가 보였다.

     

    이건 카페 가는 길이기에 평소 출퇴근 길과는 동떨어져 있는 곳이긴 하지만.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그림이 여유를 가지고 눈여겨 보니 참 이쁘다.

     

    어린 왕자 그리고 고흐 스타일의 그림.

    이제 보니 이 두 가지가 참 잘 어울린다.

    꿈꾸는 듯한 느낌을 주고, 덕분에 기분도 한층 더 좋아졌다.

     

    카페에 도착해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다.

    아이스 대신 따듯한 걸로.

     

    아이스는 평소 빨리 마시고 잠을 깨는 용도로 쓰고 있다 보니 주말엔 영 먹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선택한 뜨아는 참 맛있었다.

    쓰지 않고 구수한, 약간 숭늉 같은 맛.

     

    커피 한 잔을 받아두고 신문을 구독하며 받은 잡지를 읽었다.

    한 시간 쯤.

    오늘 가져온 건 잡지 두 권이었고, 둘 모두를 읽을 생각이었는데, 한 시간 지났을 때 한 권의 절반밖에 읽지 못했다.

     

    사실 조금은 예상했던 결과였다.

    어제 처음 받은 신문을 읽는 데 4시간 가까이 걸렸기 때문이다.

    내가 읽는 속도가 느린 건지, 아니면 기반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

     

    신문을 구독하면서 받은 게 많다.

    두꺼운 책도 한 권 받았고, 2023년 트렌드 같은 책도 하나 받았다.

     

    지금 읽고 싶어서 사둔 책이 많아서 얇은 것들은 빨리 읽고 치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릴 것 같다.

     

    한 시간쯤 읽은 뒤에는 글을 썼다.

    블로그가 아니라 정말 소설.

    한동안 소설 1화만 필사하며 어떻게 소설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나름대로 괜찮게 글이 나오는 것 같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왔다.
    과거에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밖으로 나오지 않은지 3년이 지났다.
    이제는 그 사건을 언급하는 사람도 없어졌고, 더 이상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지만 시간은 여전히 똑같이 흐른다.
    트라우마에 잡아먹혀 방에 처박혀 있을 때도 시간이 흘렀다는 소리다.
    오랜만에 나온 바깥은 소름 끼치도록 과거와 다를 바 없었다.
    “… 이걸 어떻게 복구한 거지…?"
    집 앞 버스 정류소 옆에 서 있던 소나무가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묘하게 꺾여 자라면서 사람들이 잠시 앉아갈 수 있도록 의자 역할을 했던 그 모양 그대로.
    홀린 듯 다가가 나무를 만졌다.
    우둘투둘한 줄기. 그것을 따라 쓸어내리자 사람들이 많이 앉았을 부분에 와서는 부드럽게 연마되어 있다.
    “도대체…."
    이 나무는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부러져 꺾였고 불타 없어졌다.
    자신이 방에 처박혀 이불을 머리 위로 뒤집어쓰고 벌벌 떨다가 바깥의 소음이 사라졌을 때.
    그때 이 나무는 불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3년 만에 밖으로 나온 지금은 그 과거와 똑같은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윽."
    나무를 만지던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다.
    이 통증이 이 나무가, 지금의 모든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1화 빌런을 할 수 있을 정도로는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

    다만, 이야기를 장편으로 이끌어갈 수는 없는데,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등장인물을 등장시키고 어떻게 상호 작용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내키는 대로 3천 자를 쓰고 시간을 보니 40분이 넘게 지났다.

    원래 목적대로 잡지를 읽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오늘은 이만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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