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일상
    일상 2022. 11. 25. 08:26

    처음 자취 시작할 때는 자취하는 공간은 출, 퇴근이 쉬운 가까운 곳이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주변에 뭐가 있는지, 교통편이 어떤 게 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쁘지 않게 살았다. 그냥 퇴근하고 게임 한 판 하면 충분히 살만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살면서 관심 분야가 넓어지고,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아질수록 이 원룸은 굉장한 제약을 가져다줬다.

    여행을 위해 트렁크를 사려고 하다가도 둘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백팩을 큰 것을 샀고 기존에 있던 것을 버려야 했다.

    책은 둘 곳이 없어서 e북으로 보기 시작했다.

    생필품은 딱 당장 쓸 만큼만 비싸게 사야 했다.

    향을 즐기기 위해 산 인센스는 은은한 향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듯한 독한 냄새가 되었다.

     

    여유를 즐기기 위해 인센스를 구입했으나, 인센스를 피우기 위해서 창문뿐만 아니라 문까지 열어야 했다.

     

    오늘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인센스에 불을 붙이다 문득, 이게 맞는 건지 의문이 생겼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저 현실에 적응하고 살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성취하려고 노력한다고 하지만 치열하지 않은 그저 지금을 유지하기 급급한.

    그런.

     

    무엇인가 잃어버린 것 같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